dylayed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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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체 불가능하다는 착각

내가 없어도 회사는 잘 돌아간다

올해 초 팀을 옮겼다. 내 커리어상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다.

정든 동료들, 궤도에 오른 프로젝트, 하필 겹친 조직 개편까지. 당장 내 역할을 대체할 사람도 마땅치 않았다. 내가 빠지면 큰일이 날 것만 같은 부채감이 무겁게 다가왔다.

하지만 지난 10년의 회사 생활을 돌아보면, “저분 나가면 우리 팀 진짜 큰일 난다” 싶던 핵심 개발자가 떠났을 때도 팀이 무너지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.

조직은 생각보다 유기적이다. 빈자리는 금세 채워진다. 그 공백은 누군가에겐 역량을 만개할 기회가 되고, 때로는 지지부진하던 프로젝트를 과감히 도려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.

그래서 퇴사하며 미안해하는 동료들에게 나는 늘 이렇게 말해왔다.

“넌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!! 농담 ㅋㅋ - 걱정 말고 새 팀에서 적응이나 잘해.”

팀을 옮긴 지 한 달 반이 지났다. 세상이 무너지는 일은 없었고, 팀은 늘 그랬듯 잘 굴러가고 있다.

팀은 팀대로 나아가고, 나는 나대로 새로운 곳에 집중하면 그만이다. 쓸데없는 부채감은 털어버리고, 당장 내 앞의 일이나 잘하면 된다.